저희 고모가 돌아가시고 나서야 소식도 없던 자식들이 나타났네요.

안녕하세요.


돌아가신 저희 고모(아버지의 누나) 얘기를 하려고 합니다.

고모가 가엾고 같은 여자로써 너무 안타깝고,

이제야 나타나 자식인척 하는 인간들이 어이가 없어서..

그리고 지금 남은 가족들(고모 형제들)이 해결해야 할 일들 때문에 글을 올려봅니다.


저희 고모는 어렸을때 할머니(아버지 엄마)가 많이 아프셔서

스무살정도에 하나 밖에 없는 딸.. 엄마 돌아가시기 전 시집 보내야 한다고

집안 어른들 소개로 얼굴도 모르는 동네집안 남자에게 시집을 갔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딸, 아들, , 4명의 자식들을 낳으셨고, 얼마 못 살다가 이혼하고 집을 쫓겨 나오셨다고 들었습니다.

그 이유는 고모 남편이였던 사람이 임신만 하게 하고, 외박을 밥먹듯이 하며 집에 와서는 옷만 갈아입고 또 나가고, 생활비도 주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알고보니 외도, 내연녀가 있었습니다.

그래도 저희 고모는 아이가 넷이니 참고 살려고 했고, 그 내연녀를 직접 만나 아이가 넷이다.

이제 그만 만나라 했는데 도리어 그 내연녀가 이혼해줘라, 내가 그 애들 키우겠다고 계속 그랬다고 합니다.

당연히 고모부라는 사람도 저 내연녀랑 한통속, 동의했겠죠.


그래서 결국 저희 고모는 아이들을 다 놓고 쫓기듯 맨몸으로 혼자 집을 나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모두랑 연을 끊고 살았다고 해요. (그 전남편은 그 내연녀랑 살고 있다고 합니다)

전 이때까지는 너무 어렸을때라 잘 모르고 고모에게 그리고 집안 어른들께 수없이 듣기만 했어요.


제가 스무살 초반에 서울에서 첫 직장 취업후 첫 월급을 받아 부천 사시는 고모에게 인사 간적이 있었습니다. (이때부턴 저도 커서 다 기억이 나네요)

그때 고모는 부천의 원룸촌에서 쓸쓸하게 홀로 사셨던 모습을 기억해요.

어린 마음에 너무 놀랐습니다. 혼자 살기엔 무서울 것 같았거든요.

여자 혼자 살기엔 너무 습하고 어두컴컴했거든요.

그래도 고모는 제가 왔다고 기뻐하셨고, 제가 선물했던 잠옷 선물 하나에 나까지 생각해줘서 고맙다고 눈물을 글썽이셨습니다.

무뚝뚝하지만 누구보다 눈물도 많으셨고 여리신분인 걸 그때 알았네요.


그리고 몇 년 후 고모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고향으로 이사를 오셨어요.

여기 고향에는 고모 형제들이 다 살고 있어서 고모가 외롭지 않았어요.

큰큰 아버지, 큰 아버지, 저희 아빠, 작은 아버지..

집도 가까워서 자주 왕래하고 지냈습니다. (나머지 2분은 타지역)


그리고 어느 날고모 아들이 결혼을 한다고 소식을 들었습니다.

당시 고모만 못 가시고 저희 부모님이 결혼식을 다녀 왔습니다.

그리고 고모는 그 후 신혼여행을 다녀와서인가.. 나중에 따로 만났던 기억이 있습니다.

만나러 가기 전에 저희 엄마와 고모가 저희 집에서 여러 가지 반찬을 만들어 도시락을 들고 가셨던 기억이 있어요.

그리고 고모가 아들에게 아빠와 헤어진 이유를 설명하다가 내연녀에 대해 얘기 했더니 나 키워준 엄마도 엄마다 흉보지 말아라. 라고 듣고는 고모가 너무 상처 받아서 그 날 많이 우시고, 내 아들 아니다라고.. 그 뒤 마음을 완전 닫아버리셨어요.


그래도 저희 아빠께서 연락이라도 하고 지내게끔 노력을 하셨는데, 그게 잘 안됐어요.

그 후 또 연락이 완전 끊겼습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그때부터 저희 고모의 건강이 점점 안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골다공증 때문에 허리 뼈가 계속 무너져서 몇 번의 수술..

그리고 신장암 수술, 폐에 물이 차고, 심장까지도 좋지 않았습니다.

잘 걷지도 못하셔서 이동식 보조 걸음기 밀고 다니시며 집 안에서만 계셨어요.


그래서 형제들이 보호자처럼 돌아가며 고모를 모시고 병원에 가고, 입원과 수술을 하면 밤새 돌아가며 간호를 했었습니다.

저희 엄마, 작은엄마, 큰엄마까지 다 같이 한마음이였어요.

그래서인지 고모도 형제들에게 의지를 많이 하셨네요.

서로 정말 우애가 깊었어요. 저희 남편이 감동받을 정도로요.

자기는 자기 누나한테 저렇게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너무 보기 좋고 대단하다고요.


그리고 915일 저녁..

저희 아빠가 저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일하고 있는데 방금 고모한테 전화가 왔다. 가슴이 쪼이고 애리고 아프다고..

며칠전부터 조금씩 아팠는데 지금은 참기 힘들정도로 아프다고.. 전화가 왔답니다.


그래서 제가 바로 고모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고모에게 증상 물어보는데 목소리가 말 한마디 한마디 하는데 너무 힘들어 했어요. 그 동안의 목소리와는 달라서 이건 응급상황이구나 싶었어요. (그게 고모와 마지막 통화였네요)


119를 불렀고 저희 아빠는 일을 접고 병원으로 미리 가셨고

작은 아버지는 서울 다녀오시다가 집으로 가시는길에 고모집으로 바로 가셨고

큰 아버지는 사촌동생과 고모집으로 달려가셨고

저희 남편은 퇴근길에 친정에 들려 엄마를 모시고 고모댁으로 깄습니다. (다 한동네, 옆동네 삼)

정말 난리도 아니였습니다..


다행히 대학병원 응급실 도착해서 여러 검사를 거친 후에

심장에 이상이 생겼다고 스텐트 삽입술을 해야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새벽에 응급 수술에 들어 갔고, 중환자실엔 보호자도 못들어가고 밤새 가족들이 밖에서 걱정을 많이 했어요.

얼마 안가서 산소 포화도가 점점 떨어진다고 가족 모두 모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고모는 돌아가셨습니다.


여러 병을 거치면서 모든 장기가 따라주지 못하니 그런 것 같았어요.

너무 갑작스럽게 고모를 잃어서 가족 모두 슬픔에 잠겼어요.


그리고 저희 아빠께서 고모 자식들에게 엄마 마지막 모습이라도 보라고 연락을 했습니다.

나중에 혹시나 연락 안했다고 원망 할수도 있으니..

근데 저희 아빠 번호로는 안 받아서(저장되어있으니) 다시 저희 엄마 번호(모르는 번호니까)로 전화를 했더니 받아서 왔어요.

저희 아빠 번호는 피한거죠. 괘씸했어요..


결국 아들이 왔고, 근데 하는 말이 뭐라고 하고 가야 하냐고 물었답니다.

자기 엄마 이름도 모르는지..

저희 엄마께서 고모 이름을 알려줬더니 그때서야 듣고 들어갔답니다.

전 너무 놀랐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장례식장으로 다른 지역에 사는 큰 딸, 둘째 딸이 왔어요.

막내딸은 해외 있어서 못 왔다고 했어요.


아들은 십년이 훌쩍 지나서 엄마 모습을 봤고, 두 딸은 거의 40년만에 엄마를 봤어요.

그것도 돌아가시고 눈 감고 계시는 모습을요..

전 그 모습을 보는데 정말 너무 가슴이 아팠어요.

고모 그렇게 자식들을 그리워 하더니.. 이제 만났는데, 고모는 보지도 못하네..

전 참 많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제 남편은 고모가 저렇게 멀쩡한 자식들이 있다는거에 충격을 받았어요.

왜 한번을 안 나타났냐고


근데 자식들은 정이 없어서 그런지 느낌이.. 조금은 달랐어요..

남 보듯이 보는거 같아서요..


그리고 두 딸들은 입관식하고 점심 지나서 각자 집으로 돌아갔구요.

아들도 입관식하고 집에 갔다가 그 다음날 발인식 날 왔는데 화장이 반넘게 진행되고 도착했습니다.

엄마 몸 반이 타고 나서야 나타나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가고 화가 났지만,

그래도 온게 어디냐.. 하며 모두 아무말 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고모 장례식을 모두 마치고

저희 아빠께서 고모 아들에게 해결해야 할 일들이 남아 있으니 언제 다 같이 집으로 와라라고 하고 헤어졌어요.

남아 있는 일이라면 병원비, 장례식 비용, 사망신고, 고모 사시던 집, 계약된 상가들, 통장, 형제들과 모은 돈 등등 이런 문제들이였죠.


법으로는 모든 권한이 자식에게 간다고 되어 있다는데

고모는 사시는 동안 남편, 자식 없이 평생을 혼자 사셨고..

모든걸 형제들과 상의, 의논하셨기 때문에 그 중 가장 가까운 저희 아빠가 세세하게 잘 알고 있어요.

그래서 아빠가 병원비, 장례식 비용 다 지불하고, 나머지들도 형제들과 고모 아들과 상의가 필요했죠..


그리고 고모가 항상 하시던 말이 싸가지 없는 자식들에게 한 푼 조차 주고 싶지 않다고 하셨거든요. (정말 몇백번 들었던 소리에요)

(그 땐 왜 그렇게 고모가 너무 한다 생각했는데, 지금 와서 보니 이해가 가네요)


그래서 고모가 혼자 외롭게 고생고생하며 악착같이 살았던 나날들을 알기에 고모 재산을 남같은 자식들에게 쉽게 넘겨 줄 순 없어요.

근데 고모가 유언장을 딱 써 놓으신 것도 아니고, 살아계셨을 때 어찌 유언장 언급도 예의가 아니고..

갑작스럽게 이렇게 가셔버리니.. 참 복잡해졌습니다..


그래서 남은 가족들이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 좋을지 고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근데 마침 고모 아들에게 전화가 왔답니다. (연락 한번 안하는 사람이..)

집도 어딘지 몰랐다가 사망신고 할때 알았나보더라구요. 


다짜고짜 자기 엄마집 비밀번호가 뭐냐고.

아빠께서 어이가 없어서 비밀번호는 모르고 카드키를 가지고 있다. 그랬더니

도대체 엄마 재산이 얼마 있는데 삼촌들이 왜 난리냐고 (너무 뻥짐..???????)

(집, 상가 정보 인계 때문에 몇번 전화한거 뿐이고, 전화 다 피하던 사람이 누군데..)


사망신고 했다. 우리가 알아서 하겠다, 다 알아봤다고

우리 못 키워줬으니 그 돈 우리가 나눠 가져야겠다고하고 성질을 내고 뚝 끊었답니다.


저희 아빠 분노했어요.

저런 싸가지 없는 막말에.. 상의 하나 없이 사망신고부터 혼자 딱 해버리고

이제 와서 뭘 알아서 한다는건지. 가족 모두 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고모 아들이 통화가 안되니 그나마 엄마 정을 느꼈던 둘째딸에게 전화했더니 문자로 바쁘다. 오빠와 상의해라 하고 연락도 받질 않았아요.


연락 피한건 그쪽이였거든요. 


그리고 며칠 후 고모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저희 작은아빠께(바로 옆 아파트 사심) 전화가 왔다고 합니다.

아들이라는 사람이 와서 키 좀 달라고, 비밀번호를 알 수 있냐고.

그래서 그건 여기서 알 수 없다고 했더니 그럼 알아서 열쇠공 불러서 현관을 연다고 했답니다.

그래서 작은 아빠가 기다리라고 간다고 했더니 있지도 않고 벌써 가버렸다고 했어요.

전화도 받지 않구요.

저희 아빠도 가셨는데 그때까진 현관도 그대로였구요.


그리고 며칠 후에 퇴근길에 고모 집에 들렸더니 현관이 비밀번호 키에서 열쇠로 바꿔놨더랍니다.

모두 기가 막혔어요.

수십년간 고모일이라면 고모 형제들이 다 했는데 

왜 이제와서 나서서 저러는지.. 이유는 단 하나겠죠. 돈, 

(전에는 혹시 혼자 사는 엄마 노후 책임이라도 지라고 할까봐 기피했고 피했는데..

이젠 그게 아니니 열심히 관심 보이더라구요)

그리고 고모 자식들 모두 전화도 다 피하고 연락두절..


아예 만나려고를 안하니, 그 아들이 운영한다는 학원에 갔습니다.

(이런 상식이하의 사람이 학원원장이라니.. 그것도 기가 막혀요)

큰 아빠 두분과, 저희 아빠와 엄마, 작은엄마.. 다 같이 가서 얘기 하고 오자..

딱 들어가자마자 그 아들이 갑자기 큰 소리를 치면서 왜 여기까지 오냐고, 고래 고래 소리를 치고 지랄을 했답니다.

그리곤 경찰에 영업방해로 신고를 했습니다.


경찰이 출동했고 벌레 취급받으면서 쫓겨났답니다.

조카에게 이런 취급 받고, 빚쟁이 취급에 모두 자존심이 상하고 분했지만

해결할껀 해야하니 밖에서 학원 시간이 끝날때까지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가면 대화를 영영 못할 것 같아서..


학원이 끝나고 저희 부모님만 들어가 대화를 했습니다

고모 그동안 사셨던 얘기와 자식들에 대한 그리움, 남긴 재산들 얘기병원비나 장례식비 얘기 등..


그리고 왜 병원비와 장례식 비용에 대해선 묻지도 않고 어찌 남은 재산에만 관심이 있냐 등등..

여러 얘기를 나누고 고모 아들이 새벽에 문자가 왔답니다.


죄송하다고 제맘대로 생각하고 판단한 제 모습이 너무 죄송스럽고 원망스럽다고. 그리고 정말 감사합니다. 엄마 옆에서 저 대신 엄마 보살펴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근데 저는 저 말을 믿을 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어제는 부동산으로 해외에 있다던 딸 핸드폰 번호로 전화가 왔답니다. 고모 상가 월세를 얼마씩 받냐고.. 했다는 겁니다..

역시나했네요..


자기들끼리 아파트, 상가, 통장 돈들을 다 나눠가지기로 했나봅니다.

재산 들춰보기전에 고모가 계시는 추모관이나 먼저 다녀오기나했나 싶어요.


그냥 어른분들이 알아서 하기겠지 지켜보기엔

고모 자식들., 나이를 40대 중반이나 먹어 놓고 사람이 너무 상식 이하며,

엄마(고모) 살아계실 땐 보려고 노력 한 번을 안하더니, 남긴 재산이 있다니 이렇게 엄마 집을 찾고, 엄마 흔적을 샅샅이 뒤지는 모습에 너무 충격적이라 놀랍습니다.


그리고 저희 고모 형제 가족들에게 절을 해도 모자랄 판에 이렇게 벌레 취급, 고모 돈을 탐내는 사람으로만 취급하면서 더 큰소리로 적반하장으로 나오니 어이가 없구요.


다들 먹고 살만큼 너무 잘 살고 있고 노후 보장 다 해놔서, 피같은 형제 돈 전혀 탐나지 않습니다.

탐나고 그 돈을 갖고 싶었으면 살아있었을때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명의 변경을 하던 상속을 했겠죠. 


그저 병원비, 장례식비용, 형제 모임돈 등등 그것만 되돌려 받으면 되구요.


남은 재산들은 고모의 피눈물과 같은 재산인데, 10년 이상 연락 안 하고 지냈던 아들, 30년을 넘게 교류 한 번 없었던 딸 들.. 그 돈을 자식이라는 명목하에 쉽게 누리고 차지 할 수 없게 알려주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차라리 어려운 사람 돕고 고모 이름이라도 남게끔 어디 재단에 기부하고 싶은게 저희 심정입니다.


모든걸 뺏기고만 살았던 고모 인생을.. 죽어서도 다 뺏길 순 없어요..


이번 일을 겪으면서 돈이 참 무섭고, 사람이 가장 무섭습니다.

모 연예인 죽고 생모가 나타나 재산 차지하려 한다.. 그 친 오빠가 왜 그렇게 난리쳤는지

이해가 되고, 참 우리 나라 법이 뭔지, 안타깝습니다.


자식 없던 고모에게, 돌아가시고 나서야 자식이라고 나타나서 날뛰는 사람들..

이건 아니라고 가르쳐주고 싶어요


엄마는 안 찾더니 돈은 찾아오는.. 참 웃긴 상황 아닙니까..

그리고 법도 정말 바뀌어야 합니다.


사망시 교류도 한번 없던 자식에게 바로 상속 된다는게 말이 됩니까…….

엄마 이름도 기억 못하는데..

그리고 평생.. 

낳아준 엄마 기일이나 기억하고 챙겨줄까 싶습니다..


방송국에 제보하고 싶은 마음도 들정도로 너무 기가 막힙니다.


이상..

제 얘기 들어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다음에 또 글 올리겠습니다..